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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만불사 에서의 심리적 시원함
    일상생활 2020. 11. 14. 20: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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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만불사

     

    3년 전 이 무렵 딱 시월 정도에 들렀던 만불사. 이때는 여자 친구인 더쿠와 함께 엄마, 동생과 함께 경주에 만개한 핑크 뮬리를 보러 가던 길이였다. 가족과 앞으로 가족이 될 사람과 함께 가는 길이여서 기뻐 마땅한 자리였지만 이 당시에는 나에게 큰 고민이 있었다. 

     

    그때까지는 일을 하면서 직업윤리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 당시에는 회사일을 하면서 송사에 휘말려서 법원에 왔다 갔던 당시였고 법원에 갈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돈 때문에 그 일에 손을 대고 있을 무렵이었다.

     

    돈이 중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내 마음이 중한 것은 몰랐던 그 당시. 안 좋은 일임을 알면서도 손을 대고 있었기에 내 마음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피폐해져 갔다. 심지어 당시에 재판 중도 아니었고 재판이 끝나서 결과도 받았던 상황이었거든. 결과는 벌금 500만 원형. 형벌 9단계에서 금고형 바로 아래고 금액도 나름 세서,,, 다시 한번 더 들켰다가는 금고형이 나올 수 있는 상황. 참고로 금고형이란 징역을 가는 걸 이야기한다.

     

    아무튼 그런 상황이었는데 가족끼리 놀러 가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인데도 동업자에게서 전화가 와서 나를 마구마구 쪼는 거다. 이게 안된다 저게 안된다면서,,,  당시에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정리하고 있던 나는 그래도 좀 편해지고자 만불사에서 파는 코뚜레를 가지고 반쯤 울상으로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안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고 피폐해져 가면서 안 좋았는데 거기다가 더 퍼부으니까 탁 터져버린 것이었다.

     

    그냥 안 하겠다. 그만두겠다.

    한마디를 하고 정리를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옛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는 말에 딱 맞게 속이 시원해졌다. 결국에는 내가 하면 안 되는 일이었는데 돈이라는 핑계를 대고 잡고 있었던 미련한 나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그 일이 있고서 양심과 직업윤리와 같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된 계기였다.

    한 삼 년 동안 그런 느낌 없이 잘 지냈는데 이번에는 나쁜 건 아니지만 매일매일 매 순간 내 능력이 모자란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상황에 휩싸이고 있는 상황이다. 어렵지만 잘 해낼 거라고 혼자 되뇌지만 계속 기분이 다운되고 있다. 성취감이 모자라서 그런 것일까? 아니면 그냥 해버리면 되는 일인데 너무 혼자 속 썩고 있는 것은 아닐까? 와 같은 갖가지 생각을 해본다. 이때 만불사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심리적인 시원함을 느낄 때가 됐는데 ㅋㅋㅋㅋ 너무 오래 잡고 있는 것 같다. 딱 오늘까지만 고민하고 내일부터는 그냥 해버려야겠다.

     

    괜히 만불사 사진을 뒤적이다가 들어서 정리해보는 생각.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절망감이 줄어드는 대신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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